사람은 삶을 살면서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고 경험하게 됩니다. 어떤 상황은 개인에게 좋은 기억과 추억으로 남아있으나, 일부 상황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불편한 경험으로 남게 되면서 당사자의 심리적 측면에 불편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스트레스가 되는 상황이나 불편한 일에 직면했을 때에 심리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를 정신과나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라고 합니다. 즉, 각자 자기만의 3-4 종류의 방어기제를 주요 사용하여 본인이 처한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고자 할 것입니다. 또는 개인 혼자 만으로 감당하기 어렵거나, 스스로 감당할 수 있더라도 불편한 상황으로 인한 영향을 조금이라도 덜 받기 위해서 가족, 친구 등의 주변 사람에게 고민을 털어넣고 그들로부터 지지를 받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 방문하여 불편한 상황으로 인한 심리적 동요를 회복시키고자 약물치료를 하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서 전문가와 상담, 면담 등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행하는 면담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또는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Psychoanalytic Psychotherapy)라는 면담 과정이 있습니다.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통합적 심리치료, 분석적 심리치료, 통찰적 심리치료 등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면담의 형식이나 방식, 면담에 관한 규칙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일반적인 상담이나 면담과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이루어지는 보통의 상담이나 면담은 주로 내담자의 근황, 심리적 측면 전반에 대해서 살펴보고, 치료자가 내담자의 상황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해주거나 내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이나 충고, 제안을 합니다. 또는 내담자가 약물 처방을 필요로 하거나 약물 치료 중인 경우 약물 치료에 대한 경과를 살피고 약물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보통의 상담이나 면담보다 보다 깊은 수준에서 내담자의 심리적 측면을 탐색하고 다루는 과정이 진행됩니다. 치료자가 먼저 화제를 꺼내거나 질문을 하기 보다는, 내담자가 자유연상(free association)에 의해서 본인이 말하고 싶은 내용이나 떠오르는 내용을 자유롭게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치료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판단하지 않는 자세로 주의깊게 경청한 후에, 내담자가 이야기한 내용이 어떠한 심리적 의미를 반영하고 있는지, 내담자가 당면한 상황이 과거에 경험한 상황과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등을 살펴보게끔 합니다. 이 경우에도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하거나 내담자에게 조언이나 충고, 제안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해하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즉, 모르는 곳을 찾아가는 과정에 비유를 하자면,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현재 어디에 위치해 있고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 어떻게 가야하는지 직접 알려주기보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스스로 어떻게 해서 현재 있는 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돌이켜볼 수 있게끔 상황을 제시하고 내담자가 앞으로 어떻게 길을 가야할 지를 선택할 때에 그 선택이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 좀 더 생각해보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내담자가 자신의 인생 전반을 여러 측면에서 깊게 돌이켜보고, 현재와 미래에서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좀 더 주체적인 인생을 살도록 도움을 주게 됩니다.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직접적인 조언이나 충고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면담 과정에서 내담자는 시행착오를 경험할 수도 있게 되고, 심리적으로 힘든 과거 및 현재의 상황에 직면함으로써 심리적인 동요를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정신분석적 심리치료 과정에서 보통 나타날 수 있는 상황으로, 치료자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내담자가 심리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게끔 지지해줌으로써 내담자가 과거 및 현재의 힘든 상황이나 마주한 시행착오가 어떠한 심리적 의미와 기제를 담고 있는지를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따라서,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다음과 같은 내담자들에게 보다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유사한 경험이나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며 이러한 경험의 원인이나 의미를 탐색하고 싶은 사람, 과거 및 현재의 트라우마가 되는 경험으로 인해서 심리적으로 불편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는 사람,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 치료를 꾸준히 했으나 증상의 호전에 한계가 있어서 불편함을 경험하는 사람, 약물 치료를 통해서 심리적인 어려움의 조절에 도움을 받고 있으나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이나 증상이 어떠한 심리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 심리적인 어려움이 없더라도 자신 스스로에 대해서 깊게 살펴보고 이해함으로써 통찰하고자 하는 사람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트라우마(trauma)라고 하는 것은 심리적 외상이라고도 하는데, 교통사고나 자연재해와 같이 사람의 생명이나 정신건강에 위협을 주는 일회적인 사건 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이나 가정폭력 및 가정 내 학대 등과 같이 반복된 불편한 사건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것도 포함합니다. 후자의 경우는 복합 트라우마(complex trauma)라고 하며, 복합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관련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트라우마로부터 불편한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보통의 상담이나 면담 과정과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고 내담자의 깊은 심리적인 측면을 다루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최소한 주 1회로 고정된 시간에 진행되며, 빈도가 많을 수록(주 2-4회의 빈도) 더욱 깊은 수준에서 내담자의 심리적 측면을 탐색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1회기 면담 시간은 회기 당 45-50분 정도로 고정되어 있으며, 최소한 1년 이상의 치료 기간을 필요로 합니다. 내담자에 대해서 여러 측면에서, 깊은 수준에서 다루고 이해하며 통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으며, 보통 2-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또한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보다 높은 수준의 치료자-내담자 간의 신뢰 관계 형성을 기반으로 해서 진행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 관계를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서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는 '세팅(setting)'이라고 하는 규칙과 약속을 치료자와 내담자 간에 정해서 진행합니다. 이러한 세팅은 치료자, 내담자가 모두 정해진 빈도와 시간에 맞추어 면담을 일관되게 진행하도록 할 것과 면담 시간의 변경, 지각이나 결석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포함됩니다. 정신분석적 정신치료에서의 세팅은 일반적인 상담이나 면담보다 좀 더 엄격하게 적용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치료자와 내담자가 '세팅'이라는 일관되고 안정된 틀 및 환경 하에서 정신분석적 정신치료라는 다소 힘들 수 있는 작업들을 꾸준히 진행하기 위한 목적 때문입니다.


결국,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내담자의 장기간의 노력과 수고, 시간의 사용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를 꾸준히 진행하기 위해서 내담자가 자기자신에 대해서 이해하고 싶어하는 동기가 충분히 있고, 힘든 경험들을 다루어 가는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물론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를 한다고 해서 물론 과거로 돌아가서 트라우마가 되는 사건을 되돌릴 수 없고, 내담자가 처한 현재 상황을 모두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담자가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를 통해서 자기 자신 및 자신 안의 심리적 세계에 대해서 좀 더 이해하고 통찰하게 되면,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내담자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좀 더 편안한 삶, 좀 덜 불편한 삶을 사는 데에 도움을 주고, 보다 심리적으로 충족된 삶을 살도록 하는 데에 기여할 것입니다.